728x90

하늘연달 열이틀 11

글쓰기가 힘들 땐 아무거나 써보자.

We believe people with love can change the world for the better. 유명한 애플 광고에서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 문장을 첫 문장으로 쓴 이유가 있다. 지금 내가 읽던 책에서 나오는 첫 문장이기 때문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문장을 보자마자 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냥 저 문장을 썼다. 실은 책에도 그다지 집중이 안되던 참이었다. 영상 편집을 하는 동안 계속 무한 로딩이 걸리길래 기다리는 동안 책을 폈었다. 당연히 집중이 될리가 없다. 영상 편집을 오늘 밤까지 끝내야 하는데 오늘 밤은 한 시간이 남았다. 그 와중에 컴퓨터가 로딩이 걸린다고 책을 읽겠다는 행위가 어찌보면 어리석게 느껴진다. 집중이 되겠냐고요 ..

[이탈리아어] 이탈리아어 시험 CILS B1 Standard 합격!

작년 9월이었나 10월이었나, 밀라노 꼬무네에서 이탈리아어 수업을 듣기 위해 시험을 봤다. A2 반 부터 들어도 된다길래 그것부터 들으려고 했더니 이미 수업이 꽉 차서 들을 수 없다고 A1 부터 듣는게 어떻겠냐고 추천해주셨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A1 부터 듣기를 정말 잘했다. 선생님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수업이 전반적으로 약 98% 이상 이탈리아어로만 진행되어서 A2부터 들었으면 엄청 고생했을 것 같다. 매 과정이 끝날 때마다 테스트가 있고 테스트에 통과해야 다음 레벨을 들을 수 있다. 뭐,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고 그냥 다같이 마무리한다는 느낌이어서 테스트 통과 못한 친구들 중에서도 공부에 대한 열의가 있는 친구들은 선생님이 다음 레벨로 올려주기도 했다. 우리반 같은 경우는 다같이 A1 부터 시작해서..

[이탈리아어] CILS B1 시험 후기

며칠 전 드디어 칠스 시험을 봤다. 공부를 안한 것도 아니고 한것도 아니고 약간 애매하게 공부한 상태로 시험을 봤는데 내 느낌에 난이도는 높았던 것 같다. 당일 새벽 다섯시부터 고양이들 때문에 잠에서 깨는 바람에 두통이 있는 상태기도 했고 집중이 전혀 안되서 읽고 읽고 또 읽어도 모르겠고, 들어도 들어도 모르겠더라. 컨디션이 좋은 상태일 때 봤으면 엄청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내가 어디쯤 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시험이라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다. 컨디션이 안좋아도 잘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단계까진 아닌가보다 하고 느낀 날이었다. -후기- A2 를 볼 때는 시간 딱딱 정해서 듣기/읽기/문법/쓰기/말하기 를 전부 나눠서 봤는데 이번에 본 곳에서는..

[이탈리아어] 듣기가 들리기 시작한 시점

가장 처음으로, 아무런 노력없이, 이탈리아어를 알아 들었던 순간이 있다. 코비드가 한창 유난이던 때였다. 텔레비전을 틀면 어김없이 코비드로 뉴스가 쏟아지고 온통 걱정과 우려가 쏟아지던, 그런 때였다. 지금은 안 보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밤마다 내가 좋아하는 방송을 보곤 했었다. 물론 단 한마디도 못 알아 들었었지만 그냥 이탈리아 사람들이 예능이 아닌 일반 시사교양처럼 보이는 채널에서 우스꽝 스럽게 분장도 하고, 마술도 보여주고, 자기 할 말 다하는게 신기해서 보곤 했었다. 프로그램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 늘 밤 9시에서 10시 정도에 틀면 나오는 프로그램인데, 그날도 어김없이 코비드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나는 어차피 못 알아들으니 틀어놓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패..

[이탈리아어] 꼬무네 이탈리아어 종강시험(레벨테스트) 후기

작년 9월 말? 10월 초? 부터 시작한 꼬무네에서의 수업. 한 코스당 10 주 과정이고, A1-A2-B1 을 차례로 들으며 드디어 수업을 마쳤다. B1 수업은 코로나 때문에 안타깝게도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집중도 덜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공부를 안한 탓이 컸다. 어제는 문법/읽기/듣기/쓰기를 봤고 오늘은 말하기를 봤다. 가장 잘 본 것은 말하기, 가장 못 본 것은 읽기. 말하기 점수만 만족하고 나머지는 다 그냥 그렇다. 의외의 성과가 있었던 것은 듣기 시험. 그동안 꾸준히 이것저것 들으려고 했던 게 효과가 있었다. 읽기를 가장 못 보긴 했지만 그래도 공부 하면 또 금방 느는게 읽기인 것 같아서 크게 걱정은 없다. 단어나 잘 외우고..

이탈리아 병원 방문기: 알러지 검사

밀라노에 온 이후로 재채기가 조금씩 심해지더니 올 초 부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코가 너무 시리고 그때부터 콧물이 주룩주룩 나면서 재채기도 에취취취취취!! 이런 수준으로 하루에 수십번씩 반복했다. 당연히 얼굴도 팅팅부었다. 결국 참다참다 병원 예약을 잡고 갔는데 그때가 마침 또 이곳에 코로나가 막 터진 시기라 의사 선생님이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급한 콜을 받고 출장을 가게 되었단다. 병원 문 앞까지 갔다가 검사도 못받고 돌아와야 했다. 결국 다시 약국으로 돌아가 이 이유도 모르는 알러지 반응에 대한 약이란 약을 이것저것 써봤다. 결국 점점 센 약을 먹게 되는데 이 약을 먹으면 약 한시간 후에 머리가 빙빙 돌고 마치 내가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지며 이내 잠이 든다..

[이탈리아어] 처참한 피드백

최근 작문 숙제 + 일반적인 대화에서 3명의 다른 사람에게 "너 평소에 생각을 영어로 하니?" "완전히 생각을 영어로 하고 거기서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구나?" 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내 이탈리아어 작문에서 영어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단다... 여태까지는 별 말 없다가 갑자기 서로 알지도 못하는 셋이서 짜기라도 한 듯 거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피드백을 받다니.. 진작 말해주지 그랬니 왜 이제와서야..ㅡㅡ 이전 글에서 한국어-이탈리아어, 영어-이탈리아어 중에 고민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은연중에 줄곧 영어-이탈리아어로 썼었나 보다. 피드백을 받고야 알아차렸지 뭐야... 내가 한국어로부터 이탈리아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했던건 '읽기'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웃긴건 내가 쓴 글을 아무리 다시 봐도 그냥 이탈리아어로..

지속가능한 삶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는 아마도 대학교에서 처음 접했던 단어가 아닌가 싶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며 당시 아주 기본적인 개념 중 하나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배웠었는데, 내내 잊고 살다가 오늘 아래와 같은 글을 보고 다시금 떠올랐다. 원문: https://sociologicamente.it/le-fattorie-verticali-innovazione-vs-tradizione/ 원문은 좀 더 생태학적인 이야기에 가까운 것 같다. 뭐 발전을 해야 하나, 옛것을 지켜야 하나에 대한 질문에 결론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답이다, 이런 글인 것 같다. (자세히는 안 읽어봤다) 이 글을 보다가 문득 내가 승무원을 때려친 이유가 지속가능한 삶을 원했던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었다. 콕 집어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를 학부 시절에..

언어 슬럼프: 나만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왔다. 그 시기가 왔다. 한동안 말이 좀 트여서 신났는데 어느날 갑자기 말이 안나오고 문장 구성 다 틀리고 동사 변형 다 틀리고 읽고 또 읽어도 모르겠는 그 시기가 왔다. 이유는 알거 같다. CILS 시험 취소된 이후로 이탈리아어를 거의 손에서 놨거든^^ㅋㅋㅋ 숙제만 겨우 꾸역꾸역 해가는 중인데, 요즘 공부 안하는 게 숙제에서도 티가 났나보다. 선생님께서 인내심 꾹꾹 담아 메일에 이렇게 써주셨다. 뒷부분은 너무 tmi 라 자르고.. 요약하자면 대충 내가 한 숙제에 너무 고칠게 많고, 수업시간에 들은거 하나도 고려 안하고 썼다는 거다, 그러니까 다시해와 = "너 공부 안하는 구나? 너무 티나." 저 메일 받고 나 뼈맞은 줄 알았음^^ㅋㅋㅋㅋ 영어 공부할 때도 이랬나? 영어가 이탈리아어보다 쉬운 언어라 이런..

현지에서 전하는 이탈리아 밀라노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영상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a_xxeIjmx64 코로나바이러스로 봉쇄령이 내려진 밀라노의 현재 상황을 짧게나마 전해드려요. 현재 이곳은 식료품점, 약국, 병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협조하고 노력하려는 것 같습니다. 오후 6시만 되면 각자 집에서 발코니 문을 열고, 누군가는 노래를 틀고 누군가는 그 노래를 배경삼아 맥주를 마십니다. 혼자 적적하게 하루를 온종일 보내신 할아버지는 발코니 너머로 연신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십니다. 이곳의 그 누구도 이런 상황까지 오리라고는 예상도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저 회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