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우리 아기, 괜찮을까?

Brava Coreana 2024. 2. 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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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들 아기 때. 각각 빌보와 네니아 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2019년부터 고양이 두마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둘은 엄마가 같고, 같은 날 고양이 보호소에서 태어났다. 이 곳 이탈리아에서는 보호소에서 입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2021년 나는 임신을 했고, 2022년 아기를 낳아 지금은 17개월이 되었다.

 


 

0. 고양이와 아기와의 관계

 

이곳에서는 반려 동물들과 아기들이 함께 자라는게 꽤 일상적인 문화다. 그래서 우리도 고양이와 함께 자라는 것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그 당시에는 고양이들에게만 집중해 줄 수 있었는데 아기가 생기면 더이상 그러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컸다. 

 

아기를 낳고 집에 처음으로 데리고 오던 날은 고양이들이 오히려 아기로부터 도망쳤다. 너무 작은 존재라 무서웠는지 아기에게 가까이 가지 않고 멀찍이서 열심히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시간이 좀 지나니 궁금했는지 가까이 와서 냄새도 맡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고양이들은 아기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빠진 것 같았다.

 

우리집 고양이들은 순한 편이라 물지도 할퀴지도 않는 편이다. 아기때는 조금 물고 할퀴었는데 그때마다 엄격하게 교육을 시켜서 그런지 이제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러던 고양이들인데 아기가 울면 우리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기가 울면 우리에게 호다다다 뛰어와서는 '야옹-야옹-!'하고 아기가 운다고 신호를 준다. 그러다가 아기가 잘 달래지지 않아 계속 울면 고양이들은 우리를 살짝 물기도 했다. 아기 좀 잘 돌보라고 잔소리하는 것 같았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기가 본격적으로 앉고,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아기가 고양이들을 엄청 따라다니게 되었다. 그게 귀찮을 법도 한데 제법 다 받아준다. 그리고 아기가 혼자 놀 때는 옆에 슬쩍 가서 돌봐주기도 한다. 정말 신기하다. 우리는 분리 수면을 하고 있는데, 아기가 일어나면 고양이들도 아기한테 가서 인사한다. 아기도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들을 반긴다. 그들은 정말 가족이 되었다.

 

 

1. 아기의 건강?

 

내가 집 청결에 대한 강박이 조금 있어서 아기 면역력이 걱정되긴 했다. 알다시피 적당히 더러운 곳에서 미생물이나 오염물 등에 노출되어봐야 아기의 면역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내가 균 포비아 같은 게 있어서 소독 박박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이유로 혹시나 아기가 충분한 면역력을 못 기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면 면역력 상승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2. 친구가 생겼다

 

아기에게서 내가 잠시 한 눈을 팔아도 같이 노는 친구가 있다. 고양이들도 슬슬 나이가 들어가며 엉덩이가 무거워지는데 아기 덕분에 좀 움직인다. 이제는 우리집 고양이들도 짬밥이 있어서 웬만한 장난감에는 꿈쩍도 안해서 걱정이었는데, 아기 덕분에 고양이들이 좀 움직인다. 그리고 아기도 고양이들을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일석이조다!

 

3. 아기의 배려심

 

아기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종종 고양이들이 방해를 하곤 한다. 아니면 우리 가족이 아기에게 집중할 때 고양이들이 관심을 달라고 요구한다. 그럴 때 우리는 기꺼이 고양이에게도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려고 한다. 그 모습을 아기를 자연스럽게 보고, 어느새 본인도 고양이에게 다가가 쓰다듬는다. '나도 널 예뻐해주고 싶어' 를 몸소 표현한다. 그리고 장난감도 제법 양보한다. 이게 제일 놀랍긴 한데... 아기는 아직 어려서 고양이가 자기처럼 장난감도 가지고 놀 줄 모르고, 책도 못 읽는다는 걸 몰라서 그런지, 고양이한테 책도 건네고 장난감도 건넨다. ㅋㅋㅋ이거 실제로 보면 너무 웃김ㅋㅋㅋㅋ

 


 

 

물론 반려동물을 키울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알러지라던지, 안전 문제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는 그 전부터 고양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기도 했고, 운이 좋게도 아기에게 알러지가 없다. 혹시라도 고양이 알러지가 있었으면 정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을 것 같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이런 미래 상황까지도 고려해서 입양을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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