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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제결혼: 한국인-이탈리아인 혼인신고 절차

Brava Coreana 2020. 7.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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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조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어 밀라노에서 혼인신고 하는 방법에 대해 작성해보려고 해요. 한국인-이탈리아인끼리의 결혼이고,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밀라노에서 모든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었어요. 

 

저의 경우, 세무번호(코디치 피스칼레, Codice Fiscale), 체류허가증(소쪼르노, Permesso di Soggiorno)는 이미 있는 상태였고 레지덴짜는 없었습니다. 근데 둘 다 없어도 문제는 없어요. 

 

 

1. 밀라노 영사관 방문

목적: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국문) 발급, 미혼증명서(이탈리아어) 발급

준비서류: 본인 여권

주소 및 연락처: Piazza Cavour, 3, 20121 Milano MI / 02 2906 2641

 

여권을 들고 밀라노 영사관을 갑니다. 가서 눌라오스타(이탈리아에서의 미혼증명서)를 발급받고 싶다고 하면 눌라오스타를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주시는데 이걸 작성하시면 됩니다. 이 서류는 영사관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데 전 그걸 모르고 갔어요. 다행히 영사관에 계신 분께서 서류를 주셔서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즉, 기본증명서(국문)/가족관계증명서(국문)/혼인관계증명서(국문) 는 미혼증명서(이탈리아어로 되어있고 눌라오스타: Nullaosta 라고 부름)를 발급받기 위함입니다. 전부 다 영사관에서 해주십니다.

 

주의할 점

1. 부모님의 정확한 여권상 영문명, 생년월일을 알아야 합니다. 띄어쓰기까지 알아야 해요!
    여권이 없으시다면 나중에 그 영문명으로 여권을 만들 수 있도록.. 정확한 영문명을 기입해주세요!

2. 거스름돈이 없도록 정확한 금액을 가져가야 합니다.
    가격이 기억이 안나는데 서류당 2유로 정도였어요. 영사관에 문의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작성한 서류와 서류발급비용을 내면 약 3-4일 후 서류가 발급되고, 재방문할 필요 없이 눌라오스타까지 발급해주시는데는 총 7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셨습니다. 

일주일 뒤 영사관에 먼저 전화로 문의 후 발급이 되었다는 안내를 받아 방문해서 무사히 4개의 서류를 받았습니다.

 

 

2. Prefettura 방문

목적: 영사관에서 받은 이탈리아어로 된 미혼증명서를 공증(Apostille)받는 과정

준비서류: 본인 여권, 영사관에서 받은 이탈리아어로 된 눌라오스타, 인지(Marca Da Bollo, 16유로)

 

구글맵에 Prefettura 라고 치시고 편한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저는 미리 이메일을 보내 약속을 잡고 갔습니다. 이러이러한 이유로 방문하고 싶다고 했더니 몇날 몇시까지 오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시간 맞춰 갔고 대략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3. 파트너의 레지덴짜가 등록된 Comune 에 서류 제출

목적: 혼인신고

준비서류: 공증받은 눌라오스타, 여권 사본, 코디치 피스칼레(있는 경우에 한함), 레지덴짜(있는 경우에 한함), 혼인신청서(Richiesta avvio procedimento per pubblicazione di matrimonio) + 본인 미출석 시 위임장, *파트너 서류는 하단에 설명 참고.

 

저희는 밀라노에 함께 살고 있었지만 제 파트너 레지덴짜는 몬짜로 되어 있었어요. 저는 레지덴짜가 없었고요. 그래서 혼인신청을 밀라노 꼬무네에 할지, 몬짜로 할지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밀라노보다는 몬짜가 사람이 적어 일처리가 빠를 것 같아 몬짜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엔 잘한 결정이었음) 그리고 서류를 제출할 때 저는 안가기로 했고요. 제가 가지는 않지만 예비 신랑이 대신 접수해주는 것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싸인을 해서 함께 제출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어 못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이 부분이 제일 불안했어요. 말 바꾸기의 대가 이탈리아 관공서를 통해 서류 제출을 해야 되고...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요. 내 서류가 미비할까봐 밀라노 꼬무네로 가는 것이 안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집에서 가까우니 빨리 다시 제출할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이탈리아 시민권을 가진 사람의 레지덴짜가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나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남자는 이탈리아인이었기 때문에 그쪽 꼬무네에서 다 서류를 발급해줄 수 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제 서류만 필요했고 덕분에 서류 준비 면에서 저희가 스트레스를 좀 덜 받았어요. 이건 꼬무네마다 다르니까 이탈리아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양쪽 꼬무네에 전화해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이렇게 해줬지만 또 누구는 안해줄 수도 있는게 이탈리아 행정이잖아요..? 저희는 곧장 몬짜 꼬무네에 문의했는데 친절하게 다 알려주셨어요. 

 

본인이 거주하는 도시의 꼬무네에 서류를 제출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요약>

파트너의 레지덴짜가 등록된 도시 =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 : 금상첨화
파트너의 레지덴짜가 등록된 도시 =/=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

1. 파트너 레지덴짜 등록된 도시 꼬무네에 신청 : 내 서류만 필요할 가능성이 높음(파트너 서류는 꼬무네에서 발급해줌)

2.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 꼬무네에 신청 : 파트너와 나, 둘 다 각각 서류 필요

 

참고로 출석 위임장 서류는 달랑 한장이었어요. 본인이 굳이 못갈 것 같으면 부담갖지 마시고 파트너 시키세요ㅋㅋ 서류 한장에 사인만 해서 같이 내면 됩니다.

 

 

주의할 점

내 권리는 내가 알아서 간수하자!


혼인신청서를 작성할 때 서로의 돈을 각자 관리할 것이냐, 함께 관리할 것이냐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건 혹시나 있을 이혼에 대비하기 위함이에요. 

결론적으로 저희는 각자 관리한다고 했어요. 함께 관리한다고 하게 될 경우, 돈과 관련된 모든 사인을 무조건 같이 출석해서 해야 한다더군요.(유산 제외) 그 과정이 굉장히 번거롭기도 하고... 저희는 각자 관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어요.

다만, 각자 관리한다고 한 후 이혼하게 될 경우에는 가사 노동에 대한 금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은 누가 사든 아이를 양육하는 자가 갖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정확하지 않으니 이점이 궁금하신 분은 이탈리아어, 영어 총 동원해서 자료 찾아보심을 추천드려요!

 

4. Comune 에서 홍보기간 (대략 2주)

서류가 잘 접수 되면 꼬무네에서 본격 홍보기간을 갖습니다. 몬짜의 경우 꼬무네에 벽보로 붙여 놓는다고 하더라고요. 로마는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이건 꼬무네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기간은 대략 2주 정도입니다. 정확히 2주가 지난 날이었나,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와 너 결혼하는 애 맞니?? 하길래 맞다고 하면서 내가 이탈리아어를 잘 못해서 그러는데 내 파트너랑 통화할 수 있어? 했더니 알겠다고 하고 끊더라고요.

 

나중에 들어보니 결혼식(혼인신고) 당일 반지교환을 할 것이냐(우린 했으나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님), 또 제가 이탈리아어를 못하니 통역사(전문통역사 아니어도 상관없음)를 동반해야 한다는 이야기, 증인 각각 1명씩 총 2명 필요하단 이야기,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인원 입장(우리, 포토그래퍼 제외 15명)정도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며칠 후 전화가 와서 날짜를 잡았어요. 몬짜의 경우 수요일 토요일만 예식이 진행되고, 가능한 날짜들 중 고를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제 비자가 만료되기 전에 딱 하루 예약이 가능한 날짜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날짜를 골랐어요.

 

 

 

5. 예식(or 혼인신고)

이 글 보실 정도면 이탈리아는 혼인신고랑 예식이 거의 같은 개념인 걸 이미 아실거라고 생각해요. 전 당시 몰랐습니다. 저희는 세레모니를 내년에 할 생각이라 가볍게 혼인신고를 위해 사인을 하러 간다 정도만 생각해서 편하게 청바지 입고 갈 생각이었어요. 

당장 3주 뒤라 별 생각 없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옷도 차려 입어야 하고, 부케도 해야 하고, 포토그래퍼도 써야 하고... 뭐... 할 거 다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옷은 깔끔한 무릎까지 오는 하얀 원피스 하나 구매해서 그거 입었고, 부케는 선물로 받았어요. 포토그래퍼까지는 정말 안하려고 했는데, 가까운 지인이 영상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그 친구가 찍어줬고요. 통역도 친구 썼습니다(이탈리아어-영어). 끝나고 다같이 점심 먹었고요!

예식 영상 짧게 올렸어요. 이탈리아어로 진행되고, 한국어, 영어 자막 있으니 파트너분이랑 보시기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정말 형식만 갖춰 한거라 예식 자체는 한시간이 채 안걸렸습니다. 

 

https://youtu.be/8Osegl1Twhs

 

 

 

6. 혼인신고서(Certificato di Matrimonio) 다운로드

혼인을 마치고 1-2주 정도 지나면 혼인신고서를 온라인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요. 혼인을 치룬 꼬무네 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건 제 파트너가 해줘서 정확히 모르겠네요. 그냥 정보 입력하면 바로 다운 받을 수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까지 하면 우선 이탈리아에서의 혼인신고 절차는 끝입니다.

 

제 파트너가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저 혼자 서류랑 절차 알아본다고 힘들었는데 허무하게도 꼬무네에 전화 한 통 함과 동시에 모든 고민이 해결됐어요. 그냥 꼬무네로 곧장 전화하세요. 고생하지 마시구요. 어차피 블로그랑 웹사이트 한국어/영어/이탈리아어 뭐든 백번 뒤져봤자 내가 원하는 정보 100%는 얻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요. 꼬무네 전화하시면 바로 해결됩니다... 진짜.. 이 글도 2020년에 작성하는 거고 혹시 몇 년 후에라도 보시는 분들은 절대 고민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꼬무네에 전화부터 하시는게 답입니다 ㅠㅠ

 

혹시나 이번에 새로 결혼하시면서 이탈리아 이주하시는 분들께는 스캔/복사 되는 저렴한 프린터기 하나 구매하시는 걸 아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서류 다 스캔해놓고, 복사본 최소 2장씩 가지고 계세요. 얘네는 관공서에서 복사는 절대 안해주고 또 관공서마다 사람마다 원하는 서류가 다를 때가 있어서 블로그만 믿고 갔다가는 다시 방문해야 할 수도 있어요ㅠㅠ

 

 

이거 하면서 느낀게 밀라노 영사관에 계신 분들 정말 친절하게 응대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고, 한국의 신속정확한 일처리 과정, 또 여기저기 말 들이 다르고 알수 없는 이탈리아 행정에 놀랐어요. 너무 비교가 됩니다.. 대한민국 최고야 진짜.

 

 

이게 끝이면 좋았을텐데, 제가 그 다음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ㅋㅋㅋㅋ하 이탈리아..

아직까지 해결 안된 소쪼르노 처리과정ㅋㅋㅋㅋ 저와 같은 사례는 주변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고생고생을 했습니다, 아직도 해결 안나긴 했는데 90% 정도는 된 것 같아요. 우선 지금까지 어떻게 처리 했는지 차근차근 올려볼게요. 

 

 

아마 이 글을 찾으신 분들은 곧 결혼을 앞둔 분들이시겠죠!? 결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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