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말? 10월 초? 부터 시작한 꼬무네에서의 수업.
한 코스당 10 주 과정이고, A1-A2-B1 을 차례로 들으며 드디어 수업을 마쳤다. B1 수업은 코로나 때문에 안타깝게도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집중도 덜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공부를 안한 탓이 컸다.
어제는 문법/읽기/듣기/쓰기를 봤고 오늘은 말하기를 봤다.
가장 잘 본 것은 말하기, 가장 못 본 것은 읽기. 말하기 점수만 만족하고 나머지는 다 그냥 그렇다. 의외의 성과가 있었던 것은 듣기 시험. 그동안 꾸준히 이것저것 들으려고 했던 게 효과가 있었다.
읽기를 가장 못 보긴 했지만 그래도 공부 하면 또 금방 느는게 읽기인 것 같아서 크게 걱정은 없다. 단어나 잘 외우고 관용적 표현이나 좀 외워야 겠다.
그리고 어차피 모든 언어 공부에서 쓰기가 가장 느리게 느는 과목이라고 하니 끈기있게 해봐야겠다.
시험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졌고 CILS B1 기출보다 어렵다고 느꼈다. 선생님이 B2 랑 섞어서 내신 것 같았다. 듣기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시험 전날 송주선 선생님 블로그에 있는 자료 중 듣기 문제를 풀어봤었는데 그것보다 느렸다.
하지만 반 전체 성적에서 나는 아마 중하위권인 듯. 워낙 우리반에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를 하는 애들이 많기도 하고, 내가 공부를 안하기도 했으니 불평할 수 없다. 수업 듣는 애들 30%가 프랑스어를 하고 25%가 스페인어를 한다. 나머지는 러시안, 독일어, 아랍어, 그리고 나. 그런데 걔네 마저도 이탈리아에 산 지 최소 2년이 넘은 애들이라서 다들 어느 정도는 이미 잘한다.
나는 밀라노 정착이 아직 1년도 채 안된 새내기니 그냥 이정도면 우선은 감지덕지랄까..
시간이 갈수록 확실히 라틴어 하나 정도는 하는 사람들과는 수준 차이가 점점 난다는 것을 느낀다. 단어 선택이나 문장 구성 등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같이 수업을 듣던 라틴 애들 중 일부는 다음 수업부터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 걔들은 워낙 잘해서 더 높은 반으로 가게 되었다. 부럽지만 차라리 잘 됐다는 마음이 더 크다. 워낙 잘해서 더 큰 물에서 노는게 맞다!
으 더 크고 중요한 시험이 끝났지만 그래도 잘하면, 운 좋으면, 다음달 칠스 시험을 패스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봤다. 지금부터 해도 가능성이 없진 않다는 걸 느낀 종강 시험이었다.
다음 수업은 9월에 시작하는데 그때까지 선생님이 좀 놀랄만큼 이탈리아어가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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