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연달 열이틀

[이탈리아어] 처참한 피드백

Brava Coreana 2020. 6.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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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문 숙제 + 일반적인 대화에서 3명의 다른 사람에게 "너 평소에 생각을 영어로 하니?" "완전히 생각을 영어로 하고 거기서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구나?" 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내 이탈리아어 작문에서 영어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단다...

여태까지는 별 말 없다가 갑자기 서로 알지도 못하는 셋이서 짜기라도 한 듯 거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피드백을 받다니.. 진작 말해주지 그랬니 왜 이제와서야..ㅡㅡ

 

 이전 글에서 한국어-이탈리아어, 영어-이탈리아어 중에 고민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은연중에 줄곧 영어-이탈리아어로 썼었나 보다. 피드백을 받고야 알아차렸지 뭐야...

내가 한국어로부터 이탈리아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했던건 '읽기' 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웃긴건 내가 쓴 글을 아무리 다시 봐도 그냥 이탈리아어로 꽤 잘 쓴 것 같은데 피드백을 받은 문장을 보면 와 진짜 나 되게 못썼구나가 티가 난다. 피드백 문장은 진짜 순도 100% 이탈리아어고 내가 쓴 문장은 꾸역꾸역 썼다는 게 느껴진다. 문장 구성도 엉망이고, 단어 선택도 엉망인데다가 전체적인 짜임도 진짜 별로다. 이래서 피드백 받는게 정말 중요한 거구나를 다시금 느낀다.

 

 

이번 피드백은 좀 충격적이었다. 결국 내가 줄곧 고민하던 '어떤 언어로부터' 이탈리아어를 공부할 것인가가 굉장히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너네 라틴어 친구 아니냐...그러면 영어-이탈리아어가 좀 먹혀야 하는 거 아니니...이탈리아어가 외국어인 나는 어디서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하냐...

도대체 수많은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렇게 이탈리아어를 잘하시는지.. 이 글 보시면 팁 좀 남겨주고 가세요 제발...
 
 
이걸 극복하는 것도 역시 책을 읽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진짜 드디어 이탈리아어로 책 한권을 읽기 시작 했는데 엄청 어려운 책도 아니지만 또 엄청 쉬운 책도 아니어서(?) 마주하는 단어들이 쉽지 않다. 그래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한에서, 천천히 읽어 보고는 있다. 아주 정독하진 않고 스키밍에 가까운데... 문장 자체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목적 보다는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쓰는지 눈으로 바르고 머릿속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볍게 읽고 있다.
 

 

이제 몇 달 있으면 이탈리아어 공부한 지 1년 차가 되는데 아직도 버벅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 평생 살아야 하는 운명이니 또 포기할 수도 없고... 진짜 누구 말대로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수 밖에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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