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성장/성장일지

내가 인스타그램 정보 릴스를 거르는 이유

Brava Coreana 2024. 2. 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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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하지만 난 쌉T다!

 

Alphabet T

 

 

난 릴스에 신뢰도가 없는 편이다. 특히 책 추천? 웬만하면 잘 안 믿는다. 그들이 진짜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어떻게 알아? 연봉 1억으로 이끈 인생책 5권이라고 해놓고 포스트잇으로 대충 군데군데 붙여놓은 책 몇 권 집은 영상을 보여준다. 

 

1. 당신의 연봉이 진짜로 1억인지 증명해줘. 그 돈이 비트코인으로 번 돈인지 진짜 사업해서 번돈인지 내가 어찌 알아ㅜ

2. 진짜 그 책을 읽었는지 증명해줘. 챗 지피티에서 긁어다 대충 만들어낸 책 후기 말고, 좋았다 영감받았다 말고, 네가 진짜로 얻은 인사이트를 알려줘.

 

뭐, 나보고 뭘 굳이 그렇게 야박하게 구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네 말이 다 맞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다. #쌉T

 

대부분의 릴스는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안 믿는다. 그 중에 그래도 꽤 진짜를 고르는 눈이 생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소셜미디어를 너무 많이 했어서 그렇다. 언어를 3가지나 한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고리즘이 이것저것 걸릴게 많다. 심지어 전혀 알지도 못하는 독일어나 프랑스어, 동유럽어, 아랍어 알고리즘에도 걸린다. 보통은 영상만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못 알아들어도 그냥 보는 편이긴 하다. 다른 사람들보다 허용 범위가 넓은 알고리즘에 걸리다보니 이제는 웬만하면 눈에 보인다.

 

아, 얘는 가짜네. 얘는 진심을 담았네.

 

인스타그램 릴스 판의 현재를 네이버에 비교해보자. 네이버는 지금도 블로그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중간에 한번 크게 휘청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블로거지라는 말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순수하게 공유하고자 하던 사람들이 변했다. 돈을 받고 가짜 리뷰를 작성해주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 파워블로거니까 행동 똑바로 하세요'하는 등의 몹쓸 태도까지 갖춘 파워블로거지들이 등장했다.

 

이때 네이버 블로그는 정말 크게 주춤했다.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네이버는 부던히 노력했다. 어느 순간부터 광고글이나 협찬글은 반드시 광고/협찬이라는 것을 밝히도록 했다. 이것만으로도 꽤 극적인 효과를 본 것 같다. 그 외에도 네이버는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는 것이 보인다. 예를 들어 영수증을 직접 올리도록 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물론 이것도 속이려면 속일 수 있지만, 그 글을 보는 사람들도 이제 꽤 똑똑해져서 그게 속이는건지 아닌지 쉽게 알아채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금 인스타 판이 딱 거기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한국. 오히려 네이버 블로거지 때보다 심한 느낌도 든다.

그때보다 심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많지만 그 중 하나는 후킹멘트다. 특히나 다 똑같은 자극적인 후킹멘트는 이제 더이상 나를 아무것도 클릭하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한국어로 된 정보 관련 릴스는 거른다. 후킹멘트가 어찌나 다 똑같은지. 창의적인 후킹 멘트가 없다. 대충 30-50개의 후킹 멘트에 단어만 바꿔쓴다. 그 마저도 릴스 잘한다는 사람들이 무료로 나누는 pdf에 다 있다. 릴스로 비즈니스를 키우고 싶은 욕심에 여러 사람들한테 pdf를 받아봤는데 그 후킹멘트가 정말 다 똑같더라. 다 똑같아서 놀랐다!

 

책 추천? 부 창출 방법? 이것도 후킹멘트들 다 비슷하다.

요즘 아주 핫한 신사임당님과 자청님이 추천한 책을 읽고 다 똑같은 제목만 낸다. 다른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책 보면 다 저 분들이 앞서 추천한 책이다. 그 분들이 유튜브에서 한 말을 따서 제목으로 쓴다. 그 분들이 추천한 책으로 제목을 쓴다. 어우.. 근데 제목이 너무 다 똑같잖아여... 물론 그분들을 벤치마킹 했으니 그럴 수 있다. 백번 이해한다. 벤치마킹은 정말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다들 딱 거기까지다. 벤치마킹이 복사&붙여넣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발전이 없다. 아기 초기 이유식마냥 계속 떠먹여주는 것만 받아먹고 있다. 다 그렇다. 뺑뺑 돈다. 신선함이 없고 기발함이 없다. 창의성은 개나 줬다.

 

그래도 전혀 클릭을 안하는 건 아니고 가끔 끌리는게 있으면 클릭해본다. 보통은 너무 과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의 광고라고 느낄 때 클릭한다. 그걸 클릭해서 봤을 때 아 이 사람이 진짜 진심이구나가 느껴지면 마음의 문을 좀 연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서 얻을 게 있다고 생각되면 팔로한다. 대충 그럴싸하게 보이게 만들어서 시덥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거른다. 아 물론.. 아직도 가끔 속긴 한다... 하지만 그걸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덕분에 다음에 안속겠네 하고 넘어간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나도 온라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결국 이런것들을 나도 해야 하는걸까? 하는 고민 때문이다. 남들 다 해서 하는 건 싫은데 결국 그래야 하는 걸까? 다른 방법 없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아무리 진심이어도 내 후킹멘트가 다 구리면 망한다. 아무도 안보는 컨텐츠는 결국 낭비다. 그러면 결국은 사람들이 많이 쓴다는 자극적인 후킹 멘트로 우선 사로 잡기라도 해야 하는걸까? 내가 찾은 진정성 있는 사람들도 결국은 그 후킹멘트를 쓴 이유가, 그렇게 해야만 먹힌다는 걸 깨달아서 그랬던 것 아닐까? 

 

흐음..이런 고민들이 결국은 나를 성장 시켜 줄까? 이러다 아무것도 못해보고 망해버리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들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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