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 승무원 이야기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 어세스먼트 데이 면접 후기 1

Brava Coreana 2020. 5. 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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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전블로그에서 2016년 3월 26일 작성된 글입니다.

그때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드리고자 내용 편집은 없고

보시기 편하게 조금만 수정하여 올립니다 :)

 

 

 


 

 

2015년 11월 브라질에서 어세스먼트 데이를 한 차례 하고 FAIL 했어요.

쓰라린 기억이지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공유합니다.

 

 

 

오전 08:30 시작한 어세스먼트 데이는 7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참가했어요.
우선 에미레이트 리크루터의 '에미레이트 소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비디오 감상, 두바이에서의 삶, 에미레이트 승무원으로서의 갖춰야 할 조건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어요. 대략,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한 것 같아요.

 

 

끝난 후, 70명의 인원은 크게 2 조로 나누어졌고 저는 B 팀(후발팀) 이었습니다.

 

 

 

Step 1.

(3인 1조로 나누어졌고, 간단한 토론형식이었어요.)

 

1-1. 직업소개하기

 

리크루터가 랜덤으로 직업이 적힌 카드를 나누어줬고

저희는 그 직업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는 거였어요.

주제는 "그 직업이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 였습니다.
저희 조는 Radio Representer 가 나왔어요.

 

저희는 각자 1개씩의 자질을 정하고,
혹시팀별로 한가지만을 물어볼 경우를 대비해
그 중에서 또 한가지를 골랐습니다.


즉, 개인 발표용 1개씩(3개)씩을 우선 정했고
그 중에서 팀 발표용 1개를 또 정했어요.

(뭘 물어볼 지 모르니까요 크크)

 

 

리크루터는 한 명씩 각자 직업에 대한 자질을 말해보라고 했고,
저는 "Radio Representer에게 필요한 자질은 Good Listening Skill 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직업이다.
청취자들과 통화하기도 하고,

그들의 사연을 읽기도 하고 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캐치해야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라고 대답했습니다.

 

 

 

1-2. 물건과 직업 연결시키기

 

리크루터는 조마다 다른 랜덤카드를 한장씩 다시 줬어요.
거기는 물건이 그려져 있었고,

그 물건과 저희 조가 이전에 선택했던 직업을 연결시켜야 했어요.


저희는 슬리퍼가 나왔습니다!

 

이건 조별로 발표하는 거였고, 저희는

."Radio Representer니까 몸이 보여지는 직업은 아니잖아.

그래서 Representer 가 방송 중에 슬리퍼를 신으면 편하게 방송할 수 있어"

라고 대답했어요.


뭔가 여기서 창의적인걸 요구하는 걸까? 싶기도 했지만,

저희는 그냥 평범하게 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step1 이 끝났고, 5-8명 정도가 떨어졌습니다.

 

 

 

Step 2.

 

이게 기억이 전혀 안나네요.ㅠㅠ
기억나는 건 이것도 역시 토론이었어요.
여기서 키, 암리치도 쟀습니다!!

키랑 암리치 재기 전에 혹시 문신이 있는지 물어봤어요.

 

여기서도 5~8명 정도 떨어진 것 같아요.

 

 

 

Step 3.

(여전히 2조였고 한 조당 20명 남짓 남았었어요.)

 

 

 

3-1. 문제 해결에 대한 토론

 

리크루터는 개인당 종이 한 장씩을 주었습니다.

'내가 가구점 사장이다, 고객 8명이 같은 제품을 사길 원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2개의 제품 밖에 없으며,

다시 제작될 가능성은 없고 주변에 다른 가구점도 없다'

그리고 고객 8명의 간단한 정보가 하단에 나와있었습니다.
약 20분의 시간이 주어졌고 저희는 그 중에 2명을 골랐어요.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리크루터에게 설명해야 했어요.
저는 여전히 여기서도 리스너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

 

 

 

3-2. 롤플레잉

 

3-1 토론에서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리크루터는

"너희가 골랐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중 하나를 내가 선택해서

컴플레인을 할거야. 뭘 선택할 지는 내가 정하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상황을 보여주면 돼"

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제일 처음 제가 지목당했어요.

(이런 망할 리스너)

저는 약 4가지 정도의 대안을 선보였는데

한가지 대안을 얘기하는 순간 바로 다른 컴플레인을 걸고

또걸고 또걸고...

숨 쉴 틈도 안줘서 뭐라고 했는지 생각도 안나요ㅠㅠ

그래도 어떻게 잘 대처하긴 했습니다.

 

최대한 공손한 표현을 보이려고 했어요. 
손짓도, 말투도 공손하게.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 서비스 경험이 많아서인지 어렵지 않았어요)

 

 

저와의 컴플레인 싸움이 끝난 후

리크루터는 짧게 "OK" 라고 말하고 다음 차례로 넘어갔습니다.

이 오케이의 어감이 왠지 너무 차가워서

여기서 떨어지는거 아니냐 싶었어요.

 

 

말 그대로 '순간대처능력'을 보는 구나가 절실하게 느껴진 스텝이었습니다.

 

제가 면접 때 워낙 리스너 역할을 해서였는지(?)

유독 저한테만 독하게 컴플레인 걸더라고요..?

다른 애들은 한가지 많아야 두가지 컴플레인만 하고 넘어갔어요.

 

 

이 스텝에서 10명 정도가 떨어졌습니다.

 

 

 

Step 4.

 

4-1. English Test

 

객관식으로 주어지는 시험이었고, 엄청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쉬운 편에 속한 것 같아요.

1시간이 주어졌고 다양한 문제 형식이 나왔습니다.
문법, 독해, 어휘 능력 다 물어봤어요.

 

 

사실 영어 테스트는 자신이 있었어요.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는 생각이 팍 들더라구요.
이것만 통과하면 FI 라는 생각에 정말 심하게 긴장했어요.
손이 다 젖을 정도였고 문제가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시험지가 눈 앞에서 뱅뱅 돌았어요.

읽고 또 읽는데 영어 단어도 눈에 안들어 올 정도 였네요.

 

 

결국 여기서 떨어졌습니다..(제일 자신 있던 파트였는데..?!?!?)

 

 

여기서 5명 정도? 떨어진 것 같아요.

 



 

쓰라린 경험을 한거죠.
그렇게 저는 다시 집(브라질)으로 돌아왔고,
우울했지만 이내 툭툭 털고 일어나기로 했어요.
어차피 다시 도전할거고,

나는 브라질에 더 있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거고,
다음에 붙을 거니까! 라고 생각하면서요.

 

 

자세, 어투, 손짓, 그루밍, 행동 등 다 신경쓰셔야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영어 잘해서 쟤는 붙겠다 싶은 애들이 떨어지기도 하고
영어가 완벽하거나 유창하지는 않았는데 붙은 친구들도 있었어요.

 

 

결국, 영어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인드라는 걸
암묵적으로 말해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영어를 조금 천천히(너무 느리면 곤란하겠죠) 말해도
완벽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는데 문제가 없고,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침착하지만 대처능력이 뛰어나면
AD에서 붙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입사하고 알고보니

과외나 학원 다니신 분들은 이 지문을 잘 아시더라고요..?

매번 똑같은 시험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거 모르고 무슨 토익보듯이 봤네요.

처음 시험 볼 때 본 지문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같은 지문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면접 영어로 보실 실력이면 충분한 정도의 테스트 입니다.

토익이나 토플처럼 어려운거 요구하지 않아요.

 

지금 돌이켜봐도 이때는 정말 어이가 없네요.ㅋㅋㅋ

그 힘든 컴플레인의 시간을 이겨내고 영어테스트에서 떨어지다니..?

이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영어테스트가 쉬운지 어려운지도 몰랐고

그냥 정말 정신없이 봐서 무슨 지문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났어요.

 

다음 어세스먼트를 볼 때 알았죠.

아, 영어테스트 엄청 쉬웠던 거구나!

나 그때 진짜 미친듯이 긴장했었구나 하면서요.

여러분은 긴장하지 마세요, 그정도는 아닙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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