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승무원] 에미레이트 승무원 월급

 

인터넷에 에미레이트 승무원 월급/연봉에 대해 찾아보면 정말 다양한 글이 많다. 그런데 실제로 내가 받는 월급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어림짐작 맞더라도 이게 맞는 건지 도대체 종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받고 기록했던 월급들을 통계삼아 영상을 만들었다. 입사 후 좀 번거롭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세세하게 하나하나 기록한 보람이 있었다. 단순히 비행수당만 받는게 아니고 그것도 사실 다 나눠진다. 현지체류비라고 하는 것도 체류하는 데스티네이션마다 다르고 데스티네이션 뿐 아니라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 아무튼, 그걸 하나하나 다 기록했다. 이런거 보면 나도 참 집요하다 싶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게 또 추억..? 이 되더라. 다른 사람은 글로 기록을 남기는데, 나는 숫자로 남겼다. 그래도 시간 지나보니 그걸 보는게 이리 뿌듯할 수가 없다! 엑셀 하나하나 만져가며 표 작성하고 매달 하나씩 다 기록하고 추가적인 건 없는지, 변동사항은 없는지 계산하는 수식을 만들고... 에미레이트에 있는 동안 집에서 그런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고보니 마냥 놀기만 한 건 아니었구나!?

 내가 이걸 공개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내가 승무원을 준비하던 시절, 나는 혼자였다. 처음 한국에 있을 때는 반짝 스터디 같은 것도 한번 나가봤었다. 그런데 그 한번이 끝이었다. 나는 브라질로 향했고 브라질 촌동네 시골에서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정보라고 얻을 길이 없었다. 승무원 준비하는 사람은 다 안다는 네이버,다음 카페도 몰라서 하나하나 다 영어로 한국어로 검색해가며 정보를 모았고, 정확한지 아닌지 알 길이 없는 광고성 블로그 글들에 의존해야 했다. 그 길이 참 깜깜하게 느껴졌다. 남들은 과외니 학원이니 다 하며 승무원준비한다는데 과연 내가 이렇게 해서 될 수 있을까? 싶은 막연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Photo by Nathan Hobbs on Unsplash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아주 운이 좋게, 감사하게도 나는 에미레이트에 입사할 수 있었다. 내가 정말 얼마나 멍청했냐면 에미레이트에 지원하면서 다른 항공사는 지원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많은 항공사가 있었는데 왜 몰랐는지 한심하다. 난 다들 복수지원 한다는 것을 입사 하고 나서 알았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유럽투어를 다녔던 친구들도 있었단 걸 입사하고 알았다. 내가 얼마나 몰랐는지 알겠지? 허허

 해외로 취업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내 나라에서도 멀쩡히 살기 힘든데 해외로 떠난다는 건 사실 꽤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는 어릴적,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면 다 돈 잘벌고 다 성공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그 분들은 몇 배의 노력과 수만 배의 용기를 냈다. 그리고 나도 그 분들을 좋은 표본으로 삼아 달려가기 위해 노력 중이고. 아무튼, 진짜진짜진짜 힘들다.

  그러니 해외로 이왕 취업할거면 정보 정도는 확실하게 알아야 하지 않나 싶었다. 승무원을 꿈꾸는 누군가가 무려 "사막"으로 취업을 했는데 연봉이 얼만지도 모르고 가는 건 참 아쉬운 일이다. 그래서 공개하기로 했다. 다들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안다, 연봉이라는 거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적인 부분 같은 것이라는 걸. 하지만 큰 결심해서 해외로 떠난 사람이 돈 때문에 만족하지 못해서 무언가 실패한 것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은 예전에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잠재적 연봉이 훨씬 높은 사람일 수도 있다. 돈이 인생 전부를 말해줄 수는 없지만 삶의 만족도를 채우기 위해서 돈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나는 사실 승무원이 되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줄 알았다.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더 벌 줄 알았다. 여전히 큰 돈이라며 내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주변에 연봉이 두배가 넘는 친구들을 보며 괴리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줄어들었음 하는 마음에 공개하기로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H3cDiWOMTg&t=29s